[교통] 공제조합 가입 택시, 벤츠와 충돌…손해액이 대물공제 한도 이내면 공소기각
[교통] 공제조합 가입 택시, 벤츠와 충돌…손해액이 대물공제 한도 이내면 공소기각
  • 기사출고 2019.06.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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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교환가치 넘는 수리비 1억 인정 곤란"

택시 공제조합에 가입한 택시가 벤츠 차량과 충돌했으나, 피해 차량인 벤츠의 손해액이 택시 공제조합의 대물공제 한도인 5000만원의 범위 내에 있다면 택시기사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형사2부(재판장 허용구 부장판사)는 6월 14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김 모(56)씨에 대한 항소심(2018노4177)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 1심과 마찬가지로 공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택시를 운전하여 황색 점멸신호가 켜져 있는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교차하는 차량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직진하여 벤츠 차량과 충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김씨가 운전한 택시는 5000만원을 한도로 택시 공제조합의 대물공제에 가입되어 있는데, 1심 재판부가 피해 차량의 수리비가 5000만원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4조 1항 등에 따라 김씨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자, 검사가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기록에 의하면 '자동차점검 · 정비 견적서’에 피해 차량의 수리비가 합계 104,043,16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해 차량의 사고 당시 가액이 9226만원에 불과한 사실, 이후 피해 차량의 보험회사는 이 차량을 5400만원에 매각한 사실, 보험개발원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과실비율을 6:4로 확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가입한 택시 공제조합이 피해 차량의 보험회사에 22,956,0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차량의 물적 손해액은 이 차량의 당시 교환가치 9226만원에서 매각대금인 5400만원을 제외한 3826만원으로 봄이 타당한데, 이는 피고인이 가입한 택시 공제조합의 대물한도인 5000만원의 이내이고, 달리 차량의 교환가격보다 높은 수리비를 지출하고도 차량을 수리하는 것이 시인될 만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98다7735)에 따르면, 사고로 인하여 차량이 파손되었을 때 수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차량의 교환가격을 현저하게 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면에서 수리불능이라고 보아 사고 당시의 교환가격으로부터 고철대금을 뺀 나머지만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고, 다만 교환가격보다 높은 수리비를 지출하고도 차량을 수리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을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수리비 전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 판결이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기각 판결을 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4조 1항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4조 등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3조 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