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기회로] 공격 경영 돋보인 실리콘밸리 로펌 Cooley
[금융위기를 기회로] 공격 경영 돋보인 실리콘밸리 로펌 Cooley
  • 기사출고 2019.05.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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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생명과학, 벤처 캐피털에 집중해 차별화 추구"

미국 로펌의 전문가들은 2008년의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만큼 2008년의 위기가 법률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2008년 이전엔 대부분의 로펌들이 특별한 전략 없이도 파이의 한쪽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이러한 파이는 사라졌다. 금융위기 후 10년간 매출이 증가한 로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 100대 로펌 중에서도 2009 회계연도 이후 매출이 는 곳은 27곳에 불과하다. 아메리칸 로이어가 이들의 특징을 찾아내 분석했다. 로펌 컨설턴트인 Janet Stanton에 따르면, 매출이 늘어난 로펌들에선 보다 비즈니스적(business-like)인 방식으로 로펌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수익성, 국제적인 계획, 전략적인 인재영입, 리더십 역할의 승계 계획, 클라이언트 관리(profitability, intentional planning, strategic intake and succession planning for leadership roles and client management)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로이어가 2019년 미 100대 로펌을 발표하면서 로펌의 리더들을 인터뷰해 금융위기를 기회로 바꾼 로펌 경영의 성공사례를 조명했다. 몇 가지 사례를 요약해 소개한다.

첫 번째 사례는 100대 로펌 중 매출 순위 24위의 Cooley다. 미국의 서부에서 시작한 Cooley는 닷컴 기업의 붕괴와 2008년의 금융위기라는 두 차례의 고비가 있었으나, 두 번 모두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낸 역전의 로펌이다. 닷컴 붕괴 직전인 1999년에 합류한 Cooley의 CEO, Joe Conroy에 따르면, Cooley는 닷컴 붕괴 후 '서부 해안 로펌(a West Coast firm)'이란 생각을 버리고 더 훌륭한 기술 전문 로펌(tech firm)으로 펌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활기가 넘치는 신흥기업과 생명과학에 투자하고, 펀드 조성과 딜 투자 등 벤처 캐피털과 함께 일하는 것을 추구했다. 또 미 동부 쪽으로 관심을 돌려 2006년 뉴욕의 소송 전문 부티크인 Kronish Lieb Weiner & Hellman과 합쳐 전체 변호사가 550명에 이르는 Cooley Godward Kronish로 재탄생했다.

그 결과 2006~2007년 매출이 44% 증가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가 덮치면서 2008~2009년 매출이 8.2% 떨어지고, 지분파트너 1인당 수익(PPP)도 11.4% 곤두박질치는 등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2008년 1월 지휘봉을 잡은 Conroy는 오히려 금융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불경기 전체와 경주할 필요는 없고, 경쟁자들만 따돌리면 된다'는 그의 말에서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려는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아메리칸 로이어는, Conroy가 첫 번째 파트너 미팅에서 글로벌 전략을 포함하는, 실리콘밸리 로펌으로서의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Cooley의 매출 변화(아메리칸 로이어)
◇Cooley의 매출 변화(아메리칸 로이어)

Cooley는 재정, 브랜드, 클라이언트와 지리적인 서비스 범위에서 엘리트 로펌이 되려고 했고, 기술(tech), 생명과학, 벤처 캐피털에 대한 집중에서 차별화를 추구했다. 특히 고성장의 혁신 기업들을 대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기업과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성장분야에서 최전선에 위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빅 티켓(big-ticket work)을 잡을 지점에 들어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은 성과가 있었다. 2009년 이후 Cooley의 총매출은 142% 증가했고, 순수입은 168% 급등했다. 변호사 1인당 매출은 61% 늘었다. PPP도 파트너가 절반 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Cooley의 2018년 매출은 1,226,149,000$, 미국 로펌 중 24번째로 많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