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징검다리 연휴 연차 반려 불구 이틀간 결근한 가전제품 수리기사에 정직 24일 위법"
[노동] "징검다리 연휴 연차 반려 불구 이틀간 결근한 가전제품 수리기사에 정직 24일 위법"
  • 기사출고 2019.05.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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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남은 직원 업무량 증가 일반적 가능성만으론 연차 시기 변경 불가"

징검다리 연휴에 낸 연차휴가 신청이 반려되었음에도 연차휴가를 신청한 이틀간 결근한 가전제품 수리기사에 대한 정직 24일의 징계는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일반적 가능성만으로는 회사에 연차휴가 시기 변경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노태악 부장판사)는 4월 4일 가전제품 수리업체인 P디지털서비스가 "수리기사 안 모씨에 대한 정직 24일의 징계 등이 부당하다고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18누57171)에서 이같이 판시, "재심판정 중 정직 24일의 징계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다"며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안씨가 피고보조참가했다.

2013년 4월 1일 P사에 입사해 내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로 근무하다가 2017년 4월 11일 외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로 인사발령을 받고 14일부터 외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로 근무한 안씨는 2017년 5월 근로자의 날(1일, 월요일), 석가탄신일(3일, 수요일), 어린이날(5일, 금요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휴일 사이에 있는 2일과 4일에 개인사정과 결혼기념일을 이유로 연차휴가를 신청했으나, P사 외근팀장이 연휴기간 업무량 폭증이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하자, 상급자에 별다른 보고 없이 자신이 연차휴가를 신청했던 5월 2일과 4일 결근하고, 외근팀장의 전화나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안씨는 다음주 월요일인 5월 8일 출근하였다.

P사는 무단결근을 이유로 안씨에게 정직 24일의 징계를 내렸으나, 안씨는 외근직 인사발령과 정직 조치가 부당인사와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경북지노위는 "인사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안씨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크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충분한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하고, 정직도 P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휴가신청을 거부하여 안씨가 무단결근을 하게 된 것이므로,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며 안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P사가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외근직 인사발령과 징계 모두 정당하다며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P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중노위원장과 안씨가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근로자에게 연차휴가를 부여하여야 하고, 여기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란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준다면 그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전하되어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 염려되거나 그러한 개연성이 엿보이는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성질,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 사용자의 대체 근로자 확보 여부, 다른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신청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60조 5항은 "사용자는 1항부터 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P사의 취업규칙 29조 1항은 '사원이 본 규칙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적어도 3일 전에 휴가 청구서를 소속 부서장 또는 회사대표에게 제출하고 회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3항은 '회사는 연차유급휴가의 실시가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경우 또는 집단으로 실시하여 업무방해가 예상될 때는 그 실시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안씨가 연차휴가 신청일(2017. 5. 2.과 5. 4.)에 연차휴가를 사용하더라도 원고의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그 연차휴가 신청을 허가하지 않은 원고의 행위를 근로기준법이나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시기 변경권의 행사라 볼 수 없다"며 "원고가 안씨의 연차휴가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안씨가 2017. 5. 2.과 5. 4.에 무단결근하였다고 볼 수 없어 안씨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씨에 대한 정직 24일의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60조 5항 단서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의 연차휴가 시기 변경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는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준다면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저하되어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 염려되거나 그러한 개연성이 엿보이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연차휴가의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단순히 안씨가 연차휴가를 사용함으로써 근로 인력이 감소되어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일반적 가능성만으로 (회사의 연차휴가) 시기 변경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안씨가 연차휴가를 신청한 2017. 5. 2.과 5. 4.이 업무폭증이 예상되는 극성수기도 아니고, 안씨 이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연차휴가를 신청하여 근로 인력이 현저하게 감소된 기간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계 양정에 대해서도, "원고가 종전에 결근만을 이유로 정직처분까지 한 전례가 없는 점, 안씨의 결근일수는 2일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2일의 결근만으로 정직 24일을 한 징계는 징계양정에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만, P사가 안씨를 내근직 수리기사에서 외근직 수리기사로 인사발령한 것에 대해서는, "내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의 수리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다, 2016년경 외근직 수리기사의 서비스 품질 수준(수리업무의 당일 완결율 등)이 최저목표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A전자로부터 3차례에 걸쳐 경고장을 받기도 하였으며, 외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 인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원고로서는 내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를 외근직 가전제품 수리기사로 전직처분할 필요성이 상당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사발령이 원고에게 인정되는 인사에 관한 재량을 일탈하였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 재심판정 중 인사발령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