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신용정보사와 위임계약 맺고 채권추심업무 했어도 근로자"
[노동] "신용정보사와 위임계약 맺고 채권추심업무 했어도 근로자"
  • 기사출고 2019.05.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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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법] "퇴직금 지급하라"

신용정보회사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했더라도 신용정보회사가 근태와 관련한 지침을 통해 구속하고, 지시와 교육, 점검 등을 통해 업무수행방법식을 통제했다면 이 회사의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최병률 부장판사)는 4월 19일 A신용정보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하다가 퇴사한 이 모씨가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A신용정보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2018가합106952)에서 이같이 판시, "A신용정보회사는 이씨에게 퇴직금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06년 7월 A신용정보회사와 채권추심위임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A신용정보회사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와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년 3월 퇴사한 후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씨는 A신용정보회사와 계약기간을 11개월로 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 계속 갱신되었다.

이씨는 재직기간 동안 A신용정보회사가 지정한 지점에 배치되어 회사가 할당한 채권의 추심을 위해 매일 지점 사무실에서 회사가 부여한 아이디로 회사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에 관련된 신용정보를 조회한 후 신용정보업종 사원증을 지참하고 나가서 채무자에 대한 재산조사, 소재탐지, 변제독촉, 변제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이어 이와 같이 업무를 수행한 후 사무실로 복귀하여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 처리한 업무실적 등을 전산망에 입력하고 추적조사보고서(대손예상채권), 미등기조사보고서, 부동산실익평가서(대손예상채권) 등 회사가 마련한 서식에 따른 각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법적 조치나 감면 등이 필요한 경우 기안서나 의뢰서를 작성하여 소속 팀장과 지점장의 결재를 받았으며, 매달 이씨의 일별, 주별, 월별 목표치를 설정하여 이를 소속 지점에 제출하여 왔다. 이씨는 근무기간 동안 매월 25일 A신용정보회사로부터 채권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A신용정보회사는 그러나 이씨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아니하였고, 이씨의 수수료 수입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작성된 계약서 중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채권추심 등의 사무처리를 위탁하는 위임계약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보수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되어 있으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로 신원보증보험 보증서를 요구하기도 하였다"고 지적하고, "원고의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각종 근태와 관련한 지침을 통하여 사실상 이를 구속하였으며, 원고에게 구체적 · 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 · 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원고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고, 전화 · 우편요금, 등 · 초본 발급비용 등 제 비용을 부담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액수에 있어 당사자별 · 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액수도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와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의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였으며,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지만,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들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