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변호사가 아는 변호사에게 '특정기업에 유리한 의견서 작성' 부탁…법률사무 해당"
[형사] "변호사가 아는 변호사에게 '특정기업에 유리한 의견서 작성' 부탁…법률사무 해당"
  • 기사출고 2019.03.1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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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의뢰인에게 소개료 주었으면 변호사법 위반"…벌금 500만원 확정

'법률자문 의견서를 작성하고 있는 변호사에게 이야기해 특정기업에 유리하게 작성될 수 있도록 해달라.'

변호사가 이러한 부탁과 함께 성공보수 500만원 포함 1500만원에 사건을 맡고 소개료로 수임료의 30%인 450만원을 준 경우 변호사법 위반일까. 해당 변호사는 단순한 사실행위이므로 법률사무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소개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바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변호사법 위반 유죄로 판결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월 14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모(45) 변호사에 대한 상고심(2017도21144)에서 박 변호사의 상고를 기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변호사법 34조 2항은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은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소개 · 알선 또는 유인의 대가로 금품 · 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A법무법인에 근무하는 박 변호사는 2014년 10월 29일경 다른 법무법인에서 사무직원으로 일하는 정 모씨로부터 한국남동발전이 B법무법인에 의뢰한 '수입무연탄 트럭운송용역 계약 관련 질의'에 대한 의견서 작성과 관련하여, '친분이 있는 B법무법인의 한 모 변호사에게 이야기하여 이 의견서가 낙찰자인 Y사에 유리하게 작성될 수 있게 해달라'는 법률사무를 소개받고 Y사 대표와 착수금 1000만원과 성공보수 500만에 수임한 뒤, 변호사 선임료의 30%인 450만원을 정씨에게 법률사무 소개의 대가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한국남동발전은 수입무연탄 트럭운송용역업체 선정 입찰을 실시하여 2014년 9월 1순위 업체인 Y사에 적격통보를 하였으나, 이후 후순위 업체로부터 일부 심사항목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되자, Y사로부터 신규 서류를 보완 받고 다시 적격통보를 하면서, 2014년 10월경 B법무법인에 관련 법률적 쟁점(신규로 제출한 신인도 점수를 인정하여 적격업체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이 점수를 인정하여 적격통보를 하고 낙찰자결정을 하거나 계약을 할 경우 그 효력, 낙찰자 결정을 취소할 경우의 문제점)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구했다. 이를 알게 된 Y사의 대표가 정씨에게 연락하여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하고 싶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정씨가 2014년 10월 29일 이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B법무법인의 한 변호사와 친분 관계가 있는 박 변호사에게 연락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설명한 다음, 'Y사는 종전대로 낙찰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는데, 한국남동발전은 법률자문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한다. 법률자문 의견서가 Y사 측에 유리하게 작성될 수 있도록 한 변호사에게 이야기하여 달라. Y사는 계약금 1000만원에 성공하면 500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 중 30%를 나한테 달라'고 말해 박 변호사가 이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변호사는 이후 B법무법인의 사무실을 찾아가 한 변호사에게 'Y사가 당초 낙찰받은 운송용역계약이 취소되지 않도록 법률자문 의견서를 Y사에 유리하게 작성하여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결(2014도16204)을 인용, "변호사의 직무에 관한 변호사 3조, 비변호사의 사무취급 금지에 관한 변호사법 109조의 규정형식을 고려하면, 법률사무란 '법률사건에 관하여 감정 · 대리 · 중재 · 화해 · 청탁 ·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작성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 · 변경 · 소멸 · 보전 · 명확화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이 행위와 관련된 행위도 '그 밖의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남동발전과의 계약체결과 관련하여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Y사 내지 Y사 대표 입장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의 자문변호사로 하여금 Y사에게 유리한 의견서를 작성토록할 목적으로 변호사에게 자문변호사에 대한 청탁을 의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Y사 대표가 일반인이 아닌 변호사를 통해 이와 같이 자문변호사에 대해 청탁을 하고자 하였던 것은 단순히 자문변호사와의 친분만을 이용하고자 하였다기보다는, 자문이 이루어지는 내용과 경위를 잘 알고 그 결과 등 자문진행 경과에 대해서 법률적으로 예상 · 평가할 수 있으며, 분쟁상황에 대하여 회사에게 유리한 법률자문 의견도 덧붙여 조언도 할 수 있는 등 법률전문가로서의 변호사가 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이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하고, "피고인 박씨와 한 변호사 사이의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어느 정도 사건 수임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은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하여 청탁하는 행위로 변호사법에서 규정하는 '법률사무'를 수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순히 비법률전문가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실행위를 수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Y사 대표도 수사단계에서 '경쟁업체들에서 문제 삼았던 부분을 변호사가 잘 설명하여 소송 없이 낙찰을 인정받았다. 변호사가 어떠한 일을 했는지 잘 모르지만, 변호사가 일을 잘하였으니까 잘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여 당시 회사의 분쟁상황에 대한 변호사의 지위 및 역할을 기대하면서 이 사건 수임을 의뢰하였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