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안 된다"
[행정]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안 된다"
  • 기사출고 2019.03.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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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일부 위법 있지만 취소시 사회적 손실 커"
원고 · 한국수력원자력 항소

울산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건설허가에 일부 위법성이 있지만 건설을 중단할 것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공공복리를 감안한 이른바 사정판결(事情判決)이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는 이에 앞서 2017년 6월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약 4개월 만인 10월 공사가 재개됐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2월 14일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신고리 원전 5, 6호기 인근 지역 주민 559명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처분을 취소하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2016구합75142)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엔 한국수력원자력이 피고보조참가했으며, 그린피스의 청구는 건설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원고들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건설허가를 신청,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허가가 이루어졌으며, 5호기는 2022년 1월, 6호기는 2023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재판부는 먼저 건설허가처분이 9명으로 구성된 원안위의 의결 과정에 결격 위원 2인이 참여한 위법이 있고,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안위에 제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운전 중 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이 기재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16년 6월 원안위가 내린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 의결에 참여한) 위원 중 1명이 위원으로 위촉된 때를 기준으로 최근 3년 이내에 원자력이용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원안위법) 10조 1항 3호에 따른 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고, 또 다른 1명도 위원으로 위촉된 때를 기준으로 최근 3년 이내에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이용자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원안위법 10조 1항 5호에 따른 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2명에 대한 위원 위촉행위는 당연무효"라고 지적하고, "(2016년 6월의) 원안위 의결은 위원 결격자 2인이 참여하여 위법하고,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처분은 이러한 의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원안위원 중 1명은 2010년 12월경부터 2011년 11월경까지 원자력이용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규원정부지 선정위원회' 위원으로, 2012년 11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업자지원사업 본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또 다른 위원 1명은 원자력이용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연구개발 과제를 주관연구책임자로서 위탁받아 수행했다.

재판부는 또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기재 미비와 관련, "원자력안전법 10조 2항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건설허가 신청 시 제출하여야 하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는 원자력안전법 시행규칙 4조 2항 4호에 따라 '운전 중 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이 기재되어야 하고, 여기에 '운전 중 중대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중대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이 포함되지 않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처분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중대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에 관한 기재가 누락되어 이에 관한 심사가 흠결된 채 이루어졌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건설허가처분을 앞서 인정한 위법사유로 취소하여야 할 필요성은 매우 작은 반면, 건설허가처분의 취소로 발생하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결과'는 상대적으로 매우 중하다"며 "건설허가처분이 비록 위법하지만 이를 취소하는 것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므로, 행정소송법 28조 1항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을 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건설에 관련된 사업자가 1602개에 이르고, 그들은 건설허가처분을 근거로 시행되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건설공사에 다양한 법률관계와 사실관계를 형성하였다"며 "건설허가처분이 취소되어 다시 건설허가처분이 이루어져 공사를 재개하기까지 약 4년간 원전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경우 복잡 · 다양한 법률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물론, 적지 않은 업체가 도산하여 특정 산업분야나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의 중단 여부에 관한 공론화위원회의 공론조사 과정에서 약 4개월간 원전의 건설 중단에 따른 공식적인 손실비용은 약 1901억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건설허가처분의 취소와 재허가 절차 진행 후 공사가 재개되기까지 약 4년 동안 건설 중단으로 약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처분의 취소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비용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법사항과 관련해서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운전 중 중대사고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을 반영하더라도, 그것은 중대사고의 사고유형별 발생확률, 방사선원, 피폭선량 평가 등 개정 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 고시 5조 1항 [별표 2] 1. '원자력발전소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요령' 6. '사고로 인한 영향'이 정한 사항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보충 · 기술하면 되고, 이에 대한 심사가 이 사건 원전의 건설허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중대사고를 반영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심사는 원전의 운영허가단계에서도 이루어질 예정이어 이 부분 위법사유의 해소를 위해 처분을 취소할 필요성은 미약하다"고 밝혔다.

또 의결에 결격 위원 2인이 참여한 위법에 대해서도, "위원 2인이 의결에서 원전의 건설허가에 찬성하였으나, 의결은 그들의 찬성 의견을 제외하고도 원안위법 13조 2항에 따른 의결 정족수(재적위원 과반수 찬성)를 충족하고 있기도 하다"며 "이러한 사정에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기재사항 흠결의 위법은 원전의 건설허가를 좌우할 성격의 것이 아닌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설령 피고가 다시 위원회를 적법하게 구성하여 원전의 건설허가 여부에 대하여 심의 의결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원자안전법령에 큰 변화가 없다면 이 사건 처분과 같은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행정소송법 28조 1항은 "원고의 청구가 이유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도 처분 등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그 판결의 주문에서 그 처분 등이 위법함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영희, 김석연 변호사가 원고들을, 원안위는 정부법무공단이 대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김앤장이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