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명의신탁 주식에 증여세 냈는데, 합병신주에 또 증여세 부과 위법"
[조세] "명의신탁 주식에 증여세 냈는데, 합병신주에 또 증여세 부과 위법"
  • 기사출고 2019.03.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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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합병 따라 명의개서 마친 것에 불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주식의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었는데 이후 회사의 합병으로 새로 배정된 신주에 대해 또다시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과세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월 31일 장 모씨 등 8명이 "합병신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역삼세무서장 등 6곳의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6두30644)에서 이같이 판시, 장씨 등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법무법인 율촌과 지평이 상고심에서 장씨 등을 대리했다.

원고들은 S사 주식 257,143주(합병구주)를 김 모씨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아 보유하고 있었는데, S사가 2007년 12월 B사에 흡수합병되면서 합병비율 1 : 0.4에 따라 신주 102,857주를 배정받아 주주명부에 자신들 명의로 등재를 마쳤다. 1년 후 장씨 등 3명은 배정받은 합병신주 중 3만주에 관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김씨 명의로 실명전환을 하면서, 명의신탁 받았던 합병구주 7만 5000주에 대하여 명의신탁에 따른 증여세를 신고 · 납부했다. 이와 별도로 역삼세무서장 등은 2010년 4월경 서울지방국세청의 법인제세 통합조사결과에 따라 장씨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에 대해 합병구주 합계 182,143주가 김씨로부터 명의신탁 받은 것이라는 이유로 증여세를 부과했고, 이 5명은 그에 따른 증여세를 납부하면서 2010년 12월 합병신주 72,857주를 김씨 명의로 실명전환했다.

그런데 이후 피고들이 합병구주의 대가로 교부받은 합병신주 역시 김씨로부터 명의신탁 받았다고 보아, 다시 상증세법 45조의2 1항을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가산세를 포함한 증여세를 부과하자 원고들이 소송을 냈다. 상증세법 45조의2 1항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흡수합병이 이루어짐에 따라 소멸회사의 합병구주를 명의신탁 받았던 사람이 존속회사가 발행하는 합병신주를 배정 · 교부받아 그 앞으로 명의개서를 마친 경우, 합병구주와는 별도의 새로운 재산인 합병신주에 대하여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합병구주에 대한 종전의 명의신탁관계와는 다른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형성되기는 한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상증세법 45조의2 1항은 조세회피목적의 명의신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실질과세원칙의 예외로서 실제소유자로부터 명의자에게 해당 재산이 증여된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허용하는 규정이므로,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어야 하고,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되었거나 과세될 수 있는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인 합병구주에 상응하여 명의수탁자에게 합병신주가 배정되어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경우에 그와 같은 합병신주에 대하여 제한 없이 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별도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증여세의 부과와 관련하여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증여의제의 효과를 부정하는 모순을 초래할 수 있어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더구나 흡수합병에 따라 존속회사는 소멸회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하게 되고, 이때 소멸회사의 주주는 통상 합병구주의 가치에 상응하는 합병신주를 배정 · 교부받게 되므로, 합병 전 · 후로 보유한 주식의 경제적 가치에 실질적인 변동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도 감안하여야 하고, 최초로 명의신탁된 합병구주와 이후 합병으로 인해 취득한 합병신주에 대하여 각각 상증세법 45조의2 1항을 적용하게 되면 애초에 주식이나 그 인수자금이 수탁자에게 증여된 경우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증여세액이 부과될 수 있어서 형평에도 어긋난다"며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최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되었거나 과세될 수 있는 합병구주의 명의수탁자에게 흡수합병에 따라 배정된 합병신주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고들 명의로 인수한 합병구주는 김씨가 원고들 앞으로 최초로 명의신탁한 주식이므로 상증세법 45조의2 1항을 적용하여 증여로 의제하여 과세할 수 있으나, 원고들은 흡수합병에 따라 최초 증여의제 대상이 되는 합병구주에 상응하는 합병신주를 배정받아 그들 앞으로 명의개서를 마친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대하여 이 법률조항을 다시 적용하여 과세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