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기존 노조 무력화 시도' 보쉬전장 부당노동행위 유죄
[노동] '기존 노조 무력화 시도' 보쉬전장 부당노동행위 유죄
  • 기사출고 2018.10.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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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임직원, 법인에 벌금형 확정

기존 노조에 주어야 할 조합비를 새로 설립된 노조에 주고 기존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면서 신설 노조에 비해 불리한 단체협약안을 제시한 (주)보쉬전장 경영진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9월 1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쉬전장 대표이사 이 모(59)씨 등에 대한 상고심(2016도2446)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 이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인사노무담당 이사와 부장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보쉬전장 법인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2013년 12월 기소된 지 5년 만에 나온 확정판결이다.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보쉬전장에는 1996년에 설립된 전국금속노조 소속의 보쉬전장지회(제1노조)와 2011년 7월 1일 복수노조제도 시행 이후인 2012년 2월 22일 설립된 보쉬전장 노조(제2노조) 등 2개의 노조가 있다.

이씨 등은 2012년 2월 말경 제2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아 조합비 공제에 대한 합의가 없었음에도 제2노조에 2012년 2월분 조합비를 인도해주기로 한 후, 인사노무담당 부장이 2012년 2월 27일 보쉬전장 급여담당자에게 '제1노조를 탈퇴하고 제2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의 기본급 1% 적용 요망-명단은 취합하여 송부 예정'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고, 6일 후인 3월 5일 제2노조는 (2월 24일부터 3월 3일에 걸쳐) 제1노조를 탈퇴하여 제2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210명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사측에 조합비 공제 요청을 했다. 그런데 제2노조의 설립일이 2012년 2월 22일이고, 제2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210명은 2월 22일 이후에 제1노조를 탈퇴하고 제2노조에 가입한 것이기 때문에 이씨 등은 제2노조의 2012년 2월분 조합비 공제 요청에 대해 제1노조와 협의를 하거나 2월 1일부터 2월 22일 이후 각 조합원이 탈퇴한 날까지의 조합비는 제1노조에, 탈퇴한 날 이후의 조합비는 제2노조에 인도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어야 함에도, 제2노조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제1노조의 동의 없이 임금지급일인 3월 13일 제2노조에 210명에 대한 2012년 2월분 조합비를 일괄적으로 인도했다. 이로써 이씨 등은 조합비에 대해 제2노조에 편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제1노조와 제2노조를 차별적으로 취급함으로써 제1노조 운영에 지배 · 개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 등은 또 2012년 8월 22일 제2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20여일 후인 9월 12일 제1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면서 공무, 조합비 공제, 인사원칙, 규정의 제정과 개정, 장애인, 징계절차, 고용안정, 임시직 사원, 신설공장, 임금체계의 개편, 근무시간 등의 사항에 대해 제2노조에 비해 불리한 단체협약안을 제1노조에 제시하여 제1노조와 제2노조를 차별적으로 취급함으로써 제1노조 운영에 지배 · 개입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대법원은 "보쉬전장의 근로자들로서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보쉬전장지회(제1노조) 소속 조합원 210명이 2012년 2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사이에 제1노조를 탈퇴하고, 같은 해 2월 22일 설립된 보쉬전장 노조(제2노조)에 가입하자, 보쉬전장 측이 임금지급일인 3월 13일 이 조합원들의 임금에서 2012년 2월분 조합비를 공제하여 제2노조에 이를 일괄적으로 인도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조직과 활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지배 · 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보쉬전장 측은 제2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후 제1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공무 취임 인정 여부, 조합비 공제, 인사원칙, 규정의 제정과 개정, 장애인의 계속 근로조건, 징계절차, 고용안정, 임시직 사원의 채용, 공장 신설로 인한 조합원 이동, 임금체계의 개편, 근무시간 등의 사항에 관하여 제2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과 비교하여 불리한 내용의 단체협약안을 제1노조에 제시하였고, 이는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 제33조와 노동조합법상의 부당노동행위 제도의 취지 등에서 도출되는 사용자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제1노조의 운영과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지배 · 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 판단도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