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찍고 검사한 후 단순 감기라고 하면 뭐라고 할까"
"CT 찍고 검사한 후 단순 감기라고 하면 뭐라고 할까"
  • 기사출고 2018.10.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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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변호사의 '소작농' vs '자영농'

대형 로펌에서 경험을 쌓은 일곱명의 파트너가 힘을 합쳐 출범한 법무법인 LAB 파트너스는 어소시엣을 다 합쳐도 아직 전체 변호사가 13명에 불과한 중소 규모의 신설 로펌이다. 그러나 그들은 기자에게 소규모의 중소 로펌, 부티크에 승산이 있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그것이 대형 로펌을 떠나 LAB를 세운 이유라며, 대형 로펌과의 차별화를 LAB의 강점으로 거듭 주장했다.

"가려운 곳 확실하게 긁어줄 것"

◇김진호 변호사
◇김진호 변호사

LAB의 변호사들은 파트너가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데서 오는 발빠른 대응과 합리적인 수임료를 제시하고, 더 나아가 수백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대형 로펌에선 쉽지 않을 수 있지만, LAB에선 고객이 가려워하는 곳을 확실하게 긁어줄 수 있고, 그런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김진호 변호사의 병원과 농사에 비유한 의견이 주목된다.

김 변호사는 먼저 로펌의 변호사를 기업의 의사에 비유했다. 그러나 로펌의 규모가 커지면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니라,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의 입장에서 환자를 환자로 보지 않고 일종의 수입원으로 보게 되면서 기업의(企業醫)에 해당하는 로펌 변호사들이 대형 로펌에 한계와 염증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요새 과잉진료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진정한 의사가 보면 폐렴이 아니라 감기에 불과한데, CT 찍어라 무슨 검사해라 그런 후에 단순 감기라고 하면 환자가 뭐라고 할까요? 대학병원 과장 출신이 개인병원을 열어 병을 잘 고치면 환자들이 줄을 선다고 하잖아요. 로펌시장에도 맞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로펌의 변호사와 중소 로펌의 파트너를 소작농과 자영농에 비교하고, '자영농인 우리들은 강원도 산골에 가서 화전을 부쳐도 잘 살 수 있다. 우리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해보자' 그런 자세로 시작한 게 중소 로펌 LAB라고 소개했다.

"땅은 속이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는 "LAB의 파트너들이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고객들을 성심성의껏 대하면 사건도 잘 해결되고 고객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LAB 파트너스 사람들은 LAB의 의미가 워낙 다의적인데, 그중 하나는 '로앤비' 즉, 법과 비즈니스이고, 또 하나는 법의 실험실, laboratory를 의미한다고 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