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외박 · 휴가 중 4차례 술마신 3사관생도 퇴학 위법"
[행정] "외박 · 휴가 중 4차례 술마신 3사관생도 퇴학 위법"
  • 기사출고 2018.09.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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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음주 2회시 퇴학' 예규 무효

외박 · 휴가 중 4차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육군3사관생를 퇴학시킨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음주 사실이 2회 적발되면 음주 장소나 경위 등을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퇴학조치를 하도록 한 육군3사관학교 '사관생도 행정예규'는 사관생도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8월 30일  4차례에 걸쳐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퇴학처분을 받은 전 육군3사관생도 김 모씨가 "퇴학처분을 취소하라"며 육군3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6두60591)에서 이같이 판시, 김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2014년 1월 육군3사관학교에 입교한 김씨는 2014년 11월 중순 외박 중 다른 사관생도와 함께 소주 1병을 나누어 마셨고, 5개월 후인 2015년 4월경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부모의 권유로 소주 2~4잔 정도를 마셨다. 또 2015년 8월 하계휴가기간 중 친구와 함께 소주 4~5잔 정도를 마셨고, 다시 한 달 뒤인 2015년 9월경 추석 연휴에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정종 2잔을 음복했다.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육군3사관학교 교육운영위원회가 2015년 11월 김씨의 음주행위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퇴학을 의결했고, 이에 따라 2015년 11월 퇴학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김씨가 "퇴학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며 소송을 냈다. 김씨는 퇴학처분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결정에 따라 나머지 학사과정을 이수하여 2016년 2월 24일 3사관학교를 졸업했으나, 재판에 져 퇴학처분이 되살아나는 경우 퇴학처분의 효력에 반하여 이루어진 법률적 행위들이 모두 무효가 되기 때문에 졸업에도 불구하고 퇴학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본안심리를 진행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가 "원고는 사관학교 특유의 3금제도(금주, 금연, 금혼)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기본권이 일부 제한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하였음에도, 원고는 사관생도 행정예규의 금주조항을 명백하게 위반하였다"며 김씨의 청구를 기각하자 김씨가 상고했다.

김씨에게 적용된, 육군3사관학교 학칙의 하위문서인 사관생도 행정예규에 의하면, "생도는 음주를 할 수 없다. 단, 부득이한 부모님 상 · 기일 등으로 본인이 음주를 하여야 할 경우 훈육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예규 12조). 또 음주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1급사고'이고 이를 2회 이상 반복하여 범한 경우 원칙으로 퇴학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61조).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사관학교의 설치 목적과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사관학교는 사관생도에게 교내 음주 행위, 교육 · 훈련과 공무 수행 중의 음주 행위, 사적 활동이라 하더라도 신분을 나타내는 생도 복장을 착용한 상태에서 음주하는 행위, 생도 복장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적 활동을 하는 때에도 이로 인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킴으로써 품위를 손상한 경우 등에는 이러한 행위들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사관생도의 모든 사적 생활에서까지 예외 없이 금주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사관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퇴학은 학적을 박탈하여 사관생도의 신분 관계를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징계 중 가장 가혹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적어도 교육상 필요 또는 학내 질서유지라는 징계 목적에 비추어 중한 징계 사유가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관생도 행정예규 12조에서 사관생도의 모든 사적 생활에서까지 예외 없이 금주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61조에서 사관생도의 음주가 교육 및 훈련 중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나 음주량, 음주 장소, 음주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2회 위반 시 원칙으로 퇴학조치하도록 정한 것은 사관학교가 금주제도를 시행하는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관생도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결국 금주조항은 사관생도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전혀 강구하지 아니함으로써 사관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원심이 김씨에게 사관생도 행정예규의 금주조항을 적용하여 한 퇴학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