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도이치 '옵션쇼크' 손배소 항소심 투자자 패소
[증권] 도이치 '옵션쇼크' 손배소 항소심 투자자 패소
  • 기사출고 2018.05.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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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3년 지나 소 제기…배상청구권 시효 소멸"

2010년 11월에 발생한 이른바 '옵션쇼크'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은 도이치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 배상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패소, 상고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5월 10일 강 모씨 등 투자자 11명이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항소심(2017나203784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또 1심 승소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된 가지급금 중 일부를 피고 측에 반환하라고 명했다.

2010년 11월 11일 장 마감 10분 전에 도이치증권과 은행이 모두 2조 4400여억원 어치의 주식을 처분해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봤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도이치 측은 미리 정해둔 조건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을 행사해 약 44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피고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도이치 측은 재판에서 "우리들의 주식 대량 매도로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했다는 보도가 있었던 2010년 11월이나 도이치증권 등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 요구와 영업정지 등의 제재조치가 있었던 2011년 2월 또는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2011년 8월에는 원고들이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와 가해자를 인식했을 것"이라며 "원고들의 소송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했다. 민법 766조 1항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결(2006다30440 등)을 인용,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766조 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1년 2월 '도이치은행의 계열사 직원들이 시세조종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관련자에 대하여 검찰 고발, 도이치증권 직원에 대한 6개월의 정직 요구, 도이치증권에 대한 일부 영업정지 6개월 등의 엄중한 제재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였고, 이 발표 내용이 일간신문, 주요 경제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며 "원고들은 피고들의 직원과 도이치증권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 요구와 영업정지 등의 제재조치가 있었던 2011년 2월 무렵에는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 법률상 장애사유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2011년 2월 이후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법률적 장애사유도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2011년 2월부터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원고들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6년 1월 피고들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원고들을,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은 김앤장이 대리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