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온실가스 감축실적 판매금에 부가세 부과 적법"
[조세] "온실가스 감축실적 판매금에 부가세 부과 적법"
  • 기사출고 2018.05.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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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가세법상 재화의 공급에 해당"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인 사업자가 한국에너지공단에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판매하고 받은 돈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실적에 재산적 가치를 인정,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4월 12일 롯데케미칼이 "온실가스 감축실적 판매금에 대한 1억 64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7두65524)에서 이같이 판시, "가산세 7500여만원만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정부가 2005년부터 실시해 온 온실가스 배출 감축사업(KVER)에 참여하여, 정부로부터 KVER 사업을 위탁받은 한국에너지공단에 롯데케미칼의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2010년 1기부터 2011년 1기까지 9억 85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이 지급금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 · 교부하지 않았고, 지급금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이에 동작세무서가 롯데케미칼이 공단에 감축실적을 판매한 것은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보아, 롯데케미칼에 1억 64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자 롯데케미칼이 소송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구매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감축실적은 정부가 구매하는 것 외에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된 바 없어 교환가치를 인정할 수 없고, 명목상의 실적에 불과하여 현실적인 이용가치도 없으므로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심 판결을 인용, "2009. 8. 21. 지식경제부공고로 시행된 온실가스배출 감축실적 정부구매 및 거래기준 등에 따르면 원고가 인증받아 판매한 감축실적은 사업자, 거래중개 전문기관 등 사이에서 거래되거나 정부에 판매될 수 있었고, 민간거래가 활성화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정부가 일정한 가액으로 감축실적을 구매하였다면 적어도 정부가 구매한 가액만큼의 재산적 가치는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당장의 수요나 이용방법이 없다고 하여 감축실적의 재산적 가치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이와 같이 원고가 판매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실적은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데, 온실가스배출 감축실적 정부구매 및 거래기준 9조에 의하면 정부가 구매한 감축실적의 소유권은 정부에 귀속되고 에너지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원고의 감축실적은 그만큼 삭감되므로, 에너지관리공단이 원고에게  지급금을 지급하면서 원고의 감축실적을 삭감하고 결과를 취합하여 정부에 보고한 것은 이러한 '감축실적의 귀속'에 해당하여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이라고 볼 수 있고, 나아가 원고가 한국에너지공단에 감축실적을 판매할 의사를 밝히고 금원을 지급받기까지 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자신의 감축실적을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추가로 권리양도의 의사표시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한국에너지공단에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공단으로부터 9억 8500여만원을 수령한 것은, 부가가치세법상 과세대상인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온실가스 배출 감축실적이 일정한 재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사업자가 정부에 감축실적을 판매하는 경우 감축실적은 정부에 귀속되며, 정부가 감축실적에 대하여 지급하는 돈은 정부가 구매하는 감축실적의 양에 비례하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지급금은 사업자가 정부에 감축실적을 공급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고 감축사업의 조성과 재정상 원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가 지급금을 지급받을 당시 감축실적의 판매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는 점을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주관부처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에너지관리공단이 지급금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재화의 공급인지에 관하여 적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감축실적의 판매에 관하여 세법상 의무를 알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가산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율촌이 롯데케미칼을 대리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