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Drag along에 협조 안 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매대금 지급해야"
[상사] "Drag along에 협조 안 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매대금 지급해야"
  • 기사출고 2018.05.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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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Drag & Call' 확인 판결
"재무적 투자자 투자회수에 청신호"

PEF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대주주와 재무적 투자자 사이의 주주간 계약이 갈수록 복잡, 정치해지고 있다. PEF들이 상법상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넘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인데, 최근 그중 하나인 'Drag & Call(동반매도요구권)' 약정에 관한 의미 있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Drag & Call'이란 소수 지분 투자가가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에게 대주주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 along)을 부여하되, 대주주에게는 경영권 유지를 위해 그 소수 지분을 우선매수(Call)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소수 지분 투자자의 수월한 투자금 회수를 겨냥하고 있다. 소수 지분의 매각은 쉽지 않고 설령 매각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저가에 매각될 수밖에 없으나, Drag along을 부여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매각을 진행할 수 있어 투자금 회수에 유리하다.

서울고법 민사 19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2월 21일 자본시장법상 투자목적회사인 오딘2 유한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Drag along에 따른 매각절차에 협력하지 않아 보유 지분 등의 매각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지분 20%에 대한 매각대금 7093억여원 중 일부 청구인 100억원을 지급하라며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17나2016899)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변경, "피고는 원고에게 100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IMM PE, 미래에셋 PE, 하나금융투자 PE(재무적 투자자들)는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자회사인 DICC의 지분 20%를 3800억원에 매수하는 방법으로 투자를 하고 두산인프라코어와 투자금 회수에 관한 주주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재무적 투자자(FI)들은 3년 내에 DICC가 상장(IPO)되면 이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위 기간 내에 상장이 안 되면 'Drag & Call' 약정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3년이 지난 후에도 DICC의 상장이 이루어지지 않자 재무적 투자자들은 Drag along을 행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소수 지분 투자자인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DICC 지분을 대주주의 지분과 함께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려면 매각준비를 위한 매도자 실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대주주의 협조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DICC 지분 80%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가 주주간계약 상 매도자 실사에 협조할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혀 협조하지 않음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매각절차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이에 재무적 투자자들이 설립한 회사이자 이들의 지분매매계약 및 주주간 계약을 승계한 오딘2가 두산인프라코어는 투자 당시 목표한 수익률을 가산한 금액인 7093억여원에 DICC 지분을 우선매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매매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낸 것이다.

법무법인 세종이 원고 측을 대리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김앤장과 김앤장에 있다고 독립한 법무법인 기현, 신필종, 이홍원 변호사 등 김앤장 연합군이 대리했다.

재판에선 ①주주간계약에 따라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을 결정하는 것이 Drag along 행사의 조건인지, ②소수 지분 투자자가 Drag along 행사를 전제로 지분 매각절차를 진행할 때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도자 실사와 자료제공 요청 등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지, ③두산인프라코어의 협조의무 불이행에 상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④협조의무 불이행을 조건 성취 방해로 볼 수 있는지, 그 방해의 효과는 무엇인지, ⑤선택채권 특정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등 여러 쟁점이 다투어졌다.

이에 대해 항소심 법원은 먼저 "오딘2가 일반적인 M&A 절차를 거쳐 가장 유리한 매각금액 및 거래조건을 제시한 매수예정자를 결정하는 것은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해당하므로,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은 위와 같이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이 결정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러한 조건의 성취로 인한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 행사에 따라 자신의 DICC 지분 80%를 매도하거나 원고 오딘2의 DICC 지분 20%를 위 매수예정자 결정 과정에서 정해진 매각금액에 매수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에 대하여 DICC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싶어도 자신의 지분 80%를 동반 매각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게 될 때에는 원고 오딘2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원고 오딘2에게 동반매도요구권 조항을 둠으로써 그 권리를 보장하기로 약속한 이상 매각절차에 협조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협조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 행사의 정지조건이 되는 매수예정자와 매각대금 결정의 성취를 방해하였다"며 "원고 오딘2로서는 민법 제15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피고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하여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이 결정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Drag along이 행사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협조의무를 위반하여 매수예정자와 매각금액이 결정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매도예정자와 매각금액 결정을 전제로 하는 방안은 이행이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며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의 목적은 민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피고 두산인프라코어가 원고 오딘2가 보유한 DICC 지분 20%를 원피고 사이의 주주간계약에 기재된 가격 중 큰 금액을 매도가격으로 하여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의제된다"고 판시했다. EBITDA 기준 가격과 내부수익률 기준 가격 중 더 큰 금액인 내부수익률 기준 가격 709,317,346,855원이 원고 오딘2의 동반매도요구권의 목적이 되는 피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매수권 행사에 따른 매매대금으로 되고, 피고 두산인프라코어는 709,317,346,855원 중 원고 오딘2가 명시적 일부 청구로써 구하는 1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법 제385조 제1항은 "채권의 목적으로 선택할 수개의 행위 중에 처음부터 불능한 것이거나 또는 후에 이행불능하게 된 것이 있으면 채권의 목적은 잔존한 것에 존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 측을 대리한 세종의 이동건 변호사는 "만약 대주주가 소수 지분 투자자의 Drag along 행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Drag & Call 구조는 투자계약상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서 사용되지 못할 것이고, 나아가 이처럼 대주주가 소수 지분 투자자의 exit에 협조할 의무가 없다면,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Drag & Call 구조가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서 기업 투자에서 계속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