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호남고속철 '들러리 응찰' 현대건설에 304억 과징금 정당"
[공정] "호남고속철 '들러리 응찰' 현대건설에 304억 과징금 정당"
  • 기사출고 2018.05.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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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공동행위 완성에 끝까지 기여"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 공사에 '들러리 응찰'을 한 현대건설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304억여원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4월 24일 현대건설이 "시정명령과 304억 4400만원의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하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6두40207)에서 현대건설의 상고를 기각,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7년 4월 같은 이유로 19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포스코건설에 대해선 과징금 액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법에서 과징금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됐다.

공정위는 2014년 9월 "현대건설 등 28개 건설사가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 공사 13개 공구의 입찰에 관하여 공구별 낙찰사를 미리 정하고 낙찰예정사의 낙찰을 돕기 위해서 낙찰예정사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들은 낙찰예정사가 정해준 투찰가격으로 들러리 응찰을 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공정거래법 19조 1항 3호와 8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현대건설에 시정명령과 함께 380억 55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다. 이에 현대건설이 조사협조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과징금 감면신청을 해 20%를 감면한 304억 4400만원으로 과징금이 감액되었으나, 현대건설은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정해 과징금 전액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7개 대형 건설사는 2009년 6월∼7월경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 공사에 관한 13개 공구를 3개의 그룹별로 나누어 분할 배정하기로 합의하고, 다른 건설사에 요청해 14개 건설사가 공구분할 합의 참여를 받아들였다. 총 21개의 건설사는 A, B, C 등 3개의 그룹별로 추첨을 통해 13개 공구 낙찰예정 건설사를 결정했다. 또 공구를 배정받지 못한 현대건설 등에는 차후 발주되는 최저가낙찰제 철도 공사에 대한 수주우선권을 주기로 합의했다.

그 후 13개 공구의 낙찰예정 건설사들은 공구분할과 낙찰예정 건설사 합의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7개 건설사에 자신들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형식적인 응찰(들러리 응찰)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7개 건설사가 이를 받아들여 총 28개 건설사 사이에 낙찰공구, 낙찰예정 건설사와 들러리 응찰 건설사에 관한 합의가 성립됐다. 현대건설은 낙찰예정 건설사들이 알려준 투찰가격으로 13개 공구 전부에 들러리 응찰을 했다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의 들러리 응찰이 공구분할 합의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이어 원심 판결을 인용,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 공사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원고 등의 공동행위는 공구를 분할하고 낙찰예정 건설사, 들러리 응찰 건설사와 투찰가격을 미리 정한 이른바 경성 공동행위로서 입찰에 참여한 원고 등 28개 건설사 전부가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원고 등의 공동행위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고, 이를 전제로 가장 낮은 부과기준율인 7%를 적용한 피고의 조치에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7개 대형 건설사 중 하나로서 공사의 분할 합의를 선도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나머지 건설사를 대상으로 공동행위 내용을 통보하며 동참 여부를 확인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추첨에서 탈락하여 투찰가격 결정 등과 같은 후속 합의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13개 공구 전부에 들러리 응찰을 하여 공동행위의 완성에 끝까지 기여하는 등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하여 부과기준율을 다르게 정해야 할 만큼 공동행위에 가담한 정도 등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피고의 과징금 산정 과정에 재량권 일탈 · 남용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실제로 공구를 낙찰받은 특정 건설사와 비교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비교 대상 건설사의 개별적 부담능력 등이 참작되어 과징금 조정 단계에서 추가로 감경을 더 받은 결과이거나 원고가 일부 건설사들에 비하여 낙찰금액이 큰 공구에 더 많이 들러리 응찰을 한 결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