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 조상규 변호사
'흙수저 출신' 조상규 변호사
  • 기사출고 2018.05.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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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전염시켜 은혜 환원하자"

조상규 변호사는 지금도 유독 핫도그를 싫어한다. 분식집 둘째 아들로 어렵게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어머니에게선 항상 그라탕유 냄새가 났고, 그 냄새가 어린 마음에 너무 싫었다고 했다.

'흙수저 출신' 조상규 변호사에겐 그러나 수험생활에 도움을 준 은인들이 적지 않았다. 조 변호사도 합격기에서 "내가 인덕이 참 많은 사람"이라며 "나 혼자가 아니라 많은 버팀목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그들의 도움에 감사해했다.

1차 시험에 합격했으나 부동산영업을 병행하던 대학 4학년 2학기에 찾아뵈었을 때 메모지에 계좌번호를 적어달라고 하신 후 2년간 한 달에 얼마씩 큰 액수의 생활비를 지원해 주신 경북대 법대의 형사특별법 교수님, 3년간 기숙사를 공짜로 제공받았던 대구의 운경학숙, 이 학숙에서 같은 방을 쓴 인연으로 고시 공부로 몸이 고장 나면 늘 무료로 치료해준 한의원 원장님, 사시 합격을 1년 앞두고 모든 걸 포기하고 군대를 가든지 돈을 벌러 가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제일 잔인한 가을을 맞았을 때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며 여러 해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외삼촌 등이 조 변호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사시 합격의 은인들이다.

◇조상규 변호사
◇조상규 변호사

변호사로 성공한 조 변호사도 남을 돕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그는 이를 '전염 봉사'라고 불렀다. 자신이 입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봉사의 정신을 전염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제가 공부할 때 학비를 지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아직 빚을 갚지 못했어요. 저도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제가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자는 생각입니다."

서울맹학교 등 고문변호사 활동

서울맹학교 고문변호사인 그는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의 이름으로 맹학교에 에어컨을 기증했다. 또 자신을 도와준 은인의 이름으로 기증 · 기부를 하는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조 변호사는 서울 꽃동네 채움법률상담소 소장을 맡아 서울역 노숙자 등에게 무료로 법률상담을 해주고,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나눔과봉사 회원으로 보육원 청소년들의 멘토로도 활동했다. 또 대한변협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 성폭력피해여성장애인 지원변호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고문변호사 등으로 폭넓게 공익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