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은 미래지향적"
"소년재판은 미래지향적"
  • 기사출고 2018.05.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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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판사, 세번째 책 출간

'소년범들의 대부' 천종호 판사에 따르면, 형사재판은 실체적 진실 발견이 목적이므로 '과거'의 사실관계 확정에 중점을 두지만, 소년재판은 반사회성을 지닌 소년을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하는 데 무게중심이 있으므로 미래지향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비행을 저지른 소년에 대해 어떻게 처벌할지가 아니라 소년으로 하여금 어떻게 비행에서 벗어나게 할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는 재판이 소년재판이다.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

지난 2월 법관정기인사에서 부산지법 부장판사로 옮겨 소년재판을 맡지 못하게 된 천 판사가 소년재판 8년의 경험을 묶어 그의 세 번째 책인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Apologia)》을 펴냈다. "소년법은 폐지되어야 하는가" "학교폭력의 해법은 무엇인가" "청소년범죄, 엄벌주의만이 최선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법이 곧 정의인가?" 등 여러 질문에 대해 그가 소년범의 편에 서서 토론하는 변론서의 성격을 띤 책이다. 책 제목 아폴로기아도 보통 '변명'으로 번역되지만 '변론'의 뜻이 더하다는 게 그의 의견.

8년간의 소년재판에서 1만 2000명의 비행소년들을 만나왔다는 그가 사연을 하나 소개했다.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소년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어려울 때 연락하라던 판사의 말이 생각나 밤새 걸어 법원으로 찾아왔다. 안타까운 마음에 아침밥은 먹었는지 물어보니,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흘을 굶었지만 절도는 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천 판사는 서문에서 "어쩌면 이 책은 이 소년이 지키려 했던 믿음과 약속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이 책은 인세 수익 전액을 청소년회복센터에 기부하는 도네이션 북이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