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17년 기업결합 동향 분석
공정위, 2017년 기업결합 동향 분석
  • 기사출고 2018.03.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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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 신성장동력 확보 M&A 증가재벌은 사업구조 개편 · 사업다각화 모색

세계 경제의 성장세 유지와 국내 경제 회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한 M&A가 건수와 금액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를 활발히 추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2월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2017년에 심사한 기업결합의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이 514건, 53.8조원으로, 2016년의 490건, 26.3조원에서 건수, 금액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기업을 더한 전체 건수는 668건, 509.4조원으로, 전년(646건, 593.6조원)에 비해 건수는 증가(22건)하였으나 금액은 감소(84.2조원)했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2016년 156건, 567.3조원에서 154건, 455.6조원으로 건수, 금액 모두 줄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 대상에 해당하여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을 집계한 결과로, 2017년도에 발생한 모든 기업결합을 대상으로 분석한 동향은 아니다.

◇최근 10년간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 및 금액 추이

국내 기업에 의한 M&A 중 사업구조 개편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지난해에 비해 건수가 7.2%(167건→155건) 감소하였지만, 금액은 2016년의 4.4조원에서 29.9조원으로 579.5% 증가했다. 특히 신성장동력 확보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이 전년에 비해 건수가 11.1%(323건→359건), 금액도 9.1%(21.9조원→23.9조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 · 전자(30건→38건), 석유화학 · 의약(28건→37건) 산업에서 기업결합이 증가한 반면,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도 · 소매 유통(29건→50건), 운수물류(23건→30건), 정보통신 · 방송(40건→45건)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업결합이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는 전년 대비 건수(468건→505건)와 금액(26조원→42.6조원) 모두 증가하였으나,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는 건수(22건→9건)는 감소한 반면 금액(0.3조원→11.2조원)은 대폭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사모펀드인 Pangea(日)의 유한책임사원으로 4조원을 투자한 Pangea(日)–Toshiba Memory(日) 건을 포함할 경우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의 경우 전반적으로 사업구조 개편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기업결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건수(122건→135건, 10.7%)와 금액(11.1조원→18.9조원, 70.3%) 모두 증가했다. 특히 2017년은 삼성전자-Harman 건(9.3조원), 롯데제과-롯데쇼핑 건(3.9조원)과 같이 결합금액 1조원 이상의 대형 기업결합이 추진되어 결합건수 증가율에 비해 결합금액 증가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사업구조 개편 목적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건수는 47.8%(46건→68건), 금액은 135.5%(3.1조원→7.3조원) 증가했다. 건수와 금액이 감소했던 2015, 2016년과 달리 2017년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합병(47건, 69.1%), 영업양수(19건, 27.9%), 주식취득(2건, 3.0%)의 수단을 통하여 추진되었다. 롯데제과-롯데쇼핑 건, 제일사료-한국썸벧 건 등 소유구조 변경 및 시너지 강화 목적의 기업결합은 합병을 통하여 추진되었으며, 카카오게임-카카오 건(게임사업 양수), 롯데시네마-롯데쇼핑 건(영화사업 양수) 등 선택과 집중 목적의 기업결합은 영업양수를 주로 활용했다.

신성장동력 확보 목적으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건수는 11.8%(76건→67건) 감소하였으나, 금액은 45%(8.0조원→11.6조원) 증가했다. 공정위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에서 수평결합의 비중은 전년대비 감소(38.2%→23.9%)하고, 수직결합 및 혼합결합의 비중이 증가(61.8%→76.1%)했다"며 "대기업집단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역량강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Harman(자동차 전장) 건은 하방시장 진출을 위한 수직결합이고, SK-LG실트론(반도체 웨이퍼) 건은 상방시장의 원재료 확보를 위한 수직결합이었다. 또 라인프렌즈-엘아이제이브이(인공지능 스피커) 건, 엘지유플러스-포커스미디어코리아(양방향 맞춤형 광고) 건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시장진출을 위한 결합은 주로 혼합결합이었다.

반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건수와 금액 모두 감소하였으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크게 증가했다. 결합 건수에 비해 금액 감소폭이 큰 이유는 전년과 비교하여 20조원 이상의 초대형 M&A가 감소(6건→4건)했기 때문이다. 20조원 이상의 초대형 M&A는 Dow-Dupont(석유화학제품, 152.3조원), AT&T-Time Warner(방송통신, 97.2조원), Apollo-Lumileds(조명장치, 23.2조원), Pangea-Toshiba Memory(반도체, 20.3조원) 건 등이다.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건수는 전년의 47건에서 12.8% 줄어든 41건. 금액은 3.2조원에서9.6조원으로 200% 증가했다. 외국 기업들은 국내 화장품, 바이오 의약품 분야의 기업에 대한 대형 인수 · 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국내 기업 인수에도 관심이 많았다. Unilever가 화장품 회사인 카버코리아를 3.2조원에 인수했으며, Leguh Issuer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인 휴젤을 8000억원에 인수했다. 4찬 산업혁명 관련 M&A로는 Khaki Holdings-카카오 모빌리티(모바일 내비게이션, 0.5조원), Alipay-카카오페이(모바일 결제, 0.2조원) 건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 기업의 국적은 EU(13건), 미국(12건), 일본(5건), 중국(2건) 순으로, 미국 기업은 전년 대비 50%(8건→12건) 증가한 반면 중국 기업은 80%(10건→2건) 감소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기업결합 668건을 심사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Dow-Dupont 건 등 4건의 기업결합에 대하여 시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연도별 시정조치 건수는 2013년 5건, 2014년 2건, 2015년 8건, 2016년 4건, 2017년 4건이다. 또 기업결합 신고기한을 도과하여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28건에 대해 총 5억 7701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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