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해의 변호사'송무 최우영 변호사
'2017 올해의 변호사'송무 최우영 변호사
  • 기사출고 2018.01.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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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액보다 많은 세금폭탄…7년 송사 끝에 뒤집어

"누가 봐도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고비도 많았고요."
 

◇최우영 변호사

올해 활약이 큰 변호사를 소개하면서 법무법인 충정의 최우영 변호사를 빼놓을 수 없다. 최 변호사는 장학재단에 180억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했다가 기부액보다 많은 225억원의 세금폭탄 위험에 처했던 '수원교차로' 창업주 황필상씨가 낸 증여세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7년 송사 끝에 승소한 주인공으로, 지난 4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12월 6일 서울고법에서 환송후 항소심 판결을 선고받았다. 소송은 140억여원의 증여세가 부과된 구원장학재단 이름으로 진행됐다.

환송후 항소심의 판결 내용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 장학재단에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어 취소해야 한다는 것. 2010년 7월 15일에 선고된 1심과 같은 결론이지만, 이렇게 결말이 지어지기까지 소 제기 후 7년이 더 걸린 것이다. 최근 환송후 항소심 판결을 송달받은 최 변호사는 "세무서 측에서 대법원에 다시 상고하지 않고, 판결이 확정되면 수원교차로 주식에 대한 압류도 풀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야 정의가 바로 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충정에서 기업송무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최 변호사는 198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 28년의 베테랑 변호사로, 이미 오래전부터 굵직한 소송을 여러 건 수행한 송무 전문가로 유명하다. 한국 원전에 터빈발전기를 공급했던 프랑스 GEC알스톰사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 다툰 법인세 소송과 월남전에 참전했던 고엽제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미국의 다우 케미칼을 대리하는 등 그는 특히 크로스보더 사건에서 많이 활약했다.

공감 통해 수임

올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구원장학재단의 증여세 다툼은 공익법재단 공감을 통해 수임, 일종의 공익적 차원에서 수행했다는 게 최 변호사의 전언.

증여세를 부과한 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지 7개월쯤 지나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1심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기쁨도 잠시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세무서장의 항소로 열린 서울고법 재판에서 판결이 정반대로 뒤집히고, 이에 불복해 최 변호사 측에서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주심 대법관이 중간에 교체되는 가운데 대법원 판결 선고까지 5년 넘게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판결을 받고 보니 대법원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사정이 이해되기도 해요. 아무튼 이 판결로 우리 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확인하게 되어 사건을 수행한 변호사로서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법리상 정치한 이론이 전개되었지만, 대법원 그리고 이에 따라 열린 환송후 항소심에서 구원장학재단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비교적 간명하다.

"황 이사장의 주식 출연이 원고 공익법인 즉, 구원장학재단을 수원교차로의 지주회사로 만듦으로써 경제력을 집중시키거나 경제력을 세습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구원장학재단에 대한 증여세 부과가 위법하다"는 것.

"영향력 행사 인정 어려워"

환송심 판결은 또 "황 이사장이 원고 재단의 정관 작성, 이사 선임 등의 설립과정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재단을 설립했다고 볼 수 없다"고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최 변호사는 세계한인법률가회(IAKL) 이사로 활동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세계변호사협회(IBA), 환태평양변호사협회(IPBA) 등의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는 등 사법외교에도 열심이다. 또 도산법에 관심을 가져 오래 전부터 한국채무자회생법학회에서 활동하고, 도산법에 관한 세미나 등에 단골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변호사단체의 국제행사 등에 참석해 외국의 사법제도와 비교해보면서 자주 느끼는 건데, 법적 안정성 못지않게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재판 당사자를 설득할 수 있고, 사법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황 이사장 판결처럼 정의로운 판결이 많이 선고되길 바랍니다."

최 변호사는 "내년에도 그런 판결을 많이 받아내고 싶다"는 말로 변호사 생활 30년째인 2018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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