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해의 변호사'노동 이병한 변호사
'2017 올해의 변호사'노동 이병한 변호사
  • 기사출고 2018.01.22 20: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사분쟁 법적 해결 고무적…객관적으로 봐야 대응방안 나와"

법무법인 세종의 이병한 변호사에 따르면, 노동운동의 역사는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라고 한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계류되어 조만간 공개변론이 열릴 예정인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 인정 여부도 그렇고,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소송, 동전의 양면처럼 통상임금 소송과 연결되어 있는 포괄임금제 이슈도 그 바탕엔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떻게 보상해야 하느냐의 근본적인 이슈가 깔려 있다.
 

◇이병한 변호사

세종 노동팀에서 활약하는 이 변호사는 올 2월 국영 방송사의 PD, 기자, 일반직 직원들이 야간 · 연장 · 휴일근로 수당을 청구한 3건의 소송 1심에서 방송사를 대리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받아냈다.

'방송국 근로자 포괄임금제 인정' 승소

노조원들이 사측과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을 새로 산정해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낸 것으로,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포괄임금제를 엄격히 제한해서 잘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포괄임금약정 체결을 인정받아 승소 가치가 더 높은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건에서도 다투어졌지만, 포괄임금약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사용자는 통상임금을 계산해 야간 · 연장근로 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해야 해 포괄임금제를 둘러싼 다툼은 실질적으로 통상임금 소송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1심 승소에 이어 항소심에서 약간의 합의금을 주고 원만하게 종결한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낸 통상임금소송도 수많은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을 생각하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었던 같은 쟁점의 소송이나, 이 변호사가 건설현장 근로의 특성을 감안한 포괄임금제 약정을 인정받아 근로자들의 청구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이 변호사는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에서 포괄임금제 지침을 마련하여 포괄임금제를 엄격하게 규제하겠다고 했다"며 "내년에 포괄임금제를 둘러싼 임금소송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위탁판매 근로자 소송 파장 예상

이에 비해 그가 삼성물산 측을 맡아 1심 재판을 진행 중인 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위탁판매업자들이 낸 퇴직금 소송은 독립사업자냐 근로자냐의 판단이 핵심 쟁점인 사건으로, 이같은 방식으로 위탁판매하는 유사업종이 워낙 많아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자제품 A/S 기사 등이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제기하는 근로자성 소송도 같은 범주의 사건 중 하나다.

요컨대 제조업이든 서비스, 유통업이든 가리지 않고 산업 전 방위로 노동 관련 쟁송이 확대되며 분쟁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노사분쟁이 노사간의 힘의 대결로 해결되는 분위기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건이 법적인 공방을 통해 해결되는 고무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노동분쟁 해결의 선진화이자 법치사회로 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정권 교체에 따라 근로자들의 요구와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획소송 시도 등 노동 사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호사는 고정성과 신의칙 위반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이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결론이 갈릴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중복 인정여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적용 이슈, 불법파견,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차별 대우 문제 등이 내년도 노사현장에서 많은 갈등을 초래할 분쟁요인들이라고 내다봤다.

노동 전담 재판연구관 근무

이 변호사는 판사 시절 대법원에서 노동 전담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한 재판연구관 출신 노동 변호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8년에 선고된, 근로자파견이 위법한 경우라 하더라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직접고용간주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그가 관련 쟁점 등의 보고를 담당했던 사건으로, 이 변호사는 나중에 이 사건에 대한 판례평석도 작성했다.

"노동사건을 처리하면서 수많은 노사갈등을 조우하게 되는데 선입견 없이 갈등의 현장을 객관적으로 보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그래야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고, 정확한 법적 대응방안을 도출할 수 있으니까요."

학부 시절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 변호사는 "사회계급, 계층갈등의 문제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변호사가 되어서도 노동법을 가장 가까이 하게 되었다"고 웃었다.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