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 재취업 1위는 삼성
퇴직 공무원 재취업 1위는 삼성
  • 기사출고 2017.10.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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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은 공정위 출신 선호
10월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지난 10년 동안 총 1947명의 고위공직자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뚫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로펌 등에 재취업했으며, 그중 삼성에 취직한 고위공직자가 124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채 의원은 국무조정실을 통해 제출받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퇴직공직자(취업제한대상자) 재취업심사 승인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지난 10년 동안 4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퇴직 후 3년이 되기 전에 재취업 승인신청을 한 2143건 중 1947건(91%)을 승인하고, 단 9%에 해당하는 196건만 취업을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5급 이하 공무원들의 재취업 승인율은 83%로 나타나 취업심사제도가 업무의 재량 범위가 넓은 고위공직자들에게는 관대하고 하위직 공직자들에게 엄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1947명의 고위공직 재취업자 중 삼성그룹에 취업한 고위공직자가 12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범현대그룹 99명, 공기업 73명, 한화그룹 45명, 김앤장, 태평양 등의 로펌 45명 순으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0년간 퇴직 고위공직자의 재취업 기업 현황(~17.8)


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박근혜 정권의 고위공직자 기업행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 10일부터 9월 말까지 총 69명의 고위공직자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쳐 그중 63명(91%)이 취업 승인을 받았다. 매달 약 13명꼴로 박근혜 정부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업무 유관기관에 재취업한 것이다.



한편 고위공직 퇴직자들의 85%가 1년 이내에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는 퇴직 직후~1개월 이내의 기간에 취직한 경우가 35%, 1개월 초과 3개월 이하는 21%로 절반 이상(56%)의 고위공직자가 퇴직 후 3개월 이내에 재취업했다.

재취업자들의 소속기관은 국방부 소속이 50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통령실이 136명, 금융감독원 출신 118명, 검찰청 출신 109명, 국정원 출신 92명 순으로 이어져, 주로 인허가, 구매, 사정기관 출신의 재취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군 출신의 경우 한화테크윈,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등 주로 방위산업체에 입사했으며, 금융위원회 출신들은 금융계열사에,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은 김앤장, 태평양 등의 로펌에 다수 취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채 의원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퇴직 후에도 공익을 지켜야 할 고위공직자가 공무로 얻은 정보와 인맥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부당한 전관예우 및 로비스트 활동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관대한 심사로 법에서 정한 재취업 냉각기간이 무의미해 지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제도 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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