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회사의 새해 경영전략
법률회사의 새해 경영전략
  • 기사출고 2006.01.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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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이어 2006년 새해도 법률회사들의 경영 일선은 매우 분주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김진원 기자
그만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시장은 더 이상 '땅짚고 헤임치기'식의 안일한 자세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연말에 만난 로펌의 한 변호사는 새해 경영전략을 묻는 질문에 "법률사무소의 업무가 사건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일반 기업처럼 새해 업무추진계획 같은 것은 별도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애써 말을 아꼈다.

그러나 법률회사도 수익대 비용의 공식이 적용되는 기업으로서 어찌 비전과 전략이 없을까.

무한경쟁의 시대에 적합한 생존전략이 없다면, 결코 앞날을 보장할 수 없는 게 작금의 법률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장에선 이미 적자생존의 원칙이 지배하는 정글의 모습이 현실화된 지 오래다.

활로를 모색중인 한 로펌의 경우 부채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2005년엔 모 로펌이 매달 적자라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 한 동안 업계에 나돌기도 했다.

일부 로펌에선 실적과 능력이 떨어지는 변호사를 정리하는 사실상의 구조조정도 벌써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말은 아끼지만, 로펌마다 나름대로의 계획아래 매출 신장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새해를 맞는 로펌의 경영계획이 더욱 정교하고, 한층 공격적인 내용으로 짜여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우선은 더욱 적극적인 합종연횡의 모색이다.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특정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짝짓기가 시도되고 있다.

특허사무소와 제휴를 맺는 등 업종간 경계가 많이 엷어지고 있으며, 로펌내의 특정팀이 집단적으로 이탈해 다른 로펌에 둥지를 트는 일도 전혀 낯설지 않은 뉴스가 되고 있다.

이미 몇달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한 오래된 로펌과 대형 법무법인의 합병 논의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요 로펌마다 두 법률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의 이해타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개인변호사들의 법무법인 신설 움직임과 함께 중소 법률사무소들 사이의 이합집산이 여러 형태로 시도되는 등 변호사업계가 끊임없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 검사 출신의 영입도 여전히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로펌마다 대법관에서 법원장, 고검장, 검사장에 이르는 고위직 판, 검사 출신이 고문, 또는 대표변호사를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어 송무, 형사 분야에 관한 한 변호사의 면면만으로는 차별화를 짓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재조 출신의 로펌행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도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 중간 교역규모가 확대되면서 북경, 상해 등에 국내 로펌의 해외사무소 개설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국내법률시장이 본격 개방된 것은 아니지만, 해외 로펌과의 긴밀한 제휴를 국제화시대의 경영전략으로 검토하고 있는 로펌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로펌을 포함한 합종연횡 모색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런 가능성은 정부의 시장개방일정과 맞물리며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가격경쟁, 홍보활동 강화 등의 노력도 한층 활발해 질 전망이다.

홍보 관련 업무를 외부 홍보대행사에 아웃소싱하는 법률회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법률회사의 홍보 전략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홍보대행사중엔 마케팅 PR의 개념을 도입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곳이 없지 않은 실정이며, 법률회사들은 또 이를 위해 홍보대행사 등을 찾고 있다.

합병과 제휴 선언 등의 대형 프로젝트는 물론 개개의 사건을 둘러싸고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자료를 제공할 만큼 홍보 관련자들이 기자실을 찾는 일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병술년 새해, 그 어느때보다도 변호사업계에 변화와 발전이 몰아칠 것이란 예상은 이래서 나온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