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장의 블루오션
변호사시장의 블루오션
  • 기사출고 2005.07.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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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김진원 기자
남해와 동해의 시원한 푸른바다가 절로 생각나는 한여름이다.

그러나 많은 변호사들이 추구하는 것은 남해, 동해의 쪽빛 바다가 전부가 아니다.

변호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호사들 누구나가 경쟁이 없는 시장이라는 의미의 블루오션(Blue Ocean)을 꿈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다른 변호사들로부터 기존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나만의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신나는 시장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갈수록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변호사시장은 블루오션을 창출하지 않고서는 굶어죽기 딱 좋을 만큼 힘든 상황이라는 데 많은 변호사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수임료 인하 등 피튀기는 출혈 경쟁으로 내닫고 있는 변호사시장이야말로 블루오션의 정반대인 레드오션(Red Ocean)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역설적이지만, 꾸준히 고객을 확보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이런 시장의 논리를 헤아려 남보다 한 발 앞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기업법무의 수요를 내다보고 회사 형태의 법률사무소를 열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형 로펌의 설립자들이나, 최근들어 전문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새로운 영역의 사건을 열심히 계발하고 있는 젊은 변호사들의 행보는 바로 블루오션과 같은 전략을 도입, 시장에서 성공한 경우에 다름아닌 것이다.

많은 변호사들이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이들 변호사 사무실에선 수요가 늘어 변호사들이 일손이 모자란다고 야단이다.

변호사를 추가로 영입하고, 사무실 공간을 더욱 넓히는 등 정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사고에 특화해 특히 희귀병 환자를 찾아 의료사고를 규명하고, 환자를 대리해 법원으로부터 배상판결을 받아내는 서상수 변호사나, 쉬운 것 같으면서도 법적으로 따져야 할 게 하나 둘이 아닌 부동산분야의 전문변호사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최광석 변호사 등이 이런 선순환의 주인공들이다.

또 스스로닷컴(www.susulaw.com) 인터넷사이트로 유명한 국내 교통사고 손해배상소송의 1인자인 한문철 변호사, 도산법 전문가로 로펌에서 기업회생 사건을 많이 다루다가 1년전 독립, 개인채무 회생사건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박용석 변호사, 개인파산 전문인 김관기 변호사 등도 각각 나름의 특유한 전략과 시장 분석으로 한 분야를 꿰뚫고 있는 선두주자들이다.

그런가하면 대형 로펌에서 오랫동안 증권 및 기업 인수 · 합병(M&A)전문변호사로 활약한 후 지금은 법무법인 한승의 기업법무팀을 이끌고 있는 송창현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 요소를 파악, 오래 기다리지 않고 신속하게 전문변호사의 답변이 나가도록 하는 '적시 응답 시스템'의 도입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기업 고객 등을 파고들어 열렬한 성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틈새시장 공략이 아니라 메인 시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결국 서비스의 질과 형태 등 고객의 니즈에 얼마나 잘 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변호사수 증가로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이 꽤 낮아진 것 같지만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고객들의 불만은 여전히 매우 높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이들의 요구사항만이라도 자세를 한껏 낮추고 귀담아 들어 본다면, 변호사 시장의 블루오션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