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일 사막 오아시스 같은 축복"
"변호사 일 사막 오아시스 같은 축복"
  • 기사출고 2005.07.0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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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辯] 판사, 변호사, 재판관 비교 눈길
헌법재판관 후보인 법무법인 화우의 조대현 변호사가 7월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판사와 변호사로 살아온 지난날을 회고하고, 법조인으로서의 삻과 자세에 대해 소상하게 소신을 밝혔다.

◇조대현 변호사
특히 그는 판사와 변호사의 차이점을 지적하고, 후보자로서 헌법재판관에 대한 평소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더욱 주위의 관심을 끌었다.

조 변호사는 여야 의원들의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낭독한 모두발언을 통해 먼저 "지금까지 '빚진 자'로서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살아왔다"며, "판사로 일하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했지만 국가와 사회로부터 진 빚은 줄지않고 자꾸만 늘어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판사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에게 재판받는 사람의 억울한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적합한 결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판절차를 진행하면서 재판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특히 "고심 끝에 무죄판결을 선고하고 피고인이 감격하여 우는 모습을 보고 법관의 보람을 느꼈다"며, "판사로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 자체로서 즐거움이었고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로 일하는 것도 저를 믿고 사건 처리를 맡긴 당사자에게 빚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변호사의 일도 판사 못지않게 즐거웠고 보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유로움이 좋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여러가지 세상과 여러가지 관점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며, "판사로서 신독(愼獨)의 생활을 하면서 좁을대로 좁아진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것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축복이었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관에 대해서도 그는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이어 나갔다.

그는 "헌법재판은 구체적 타당성보다 보편타당한 헌법질서를 탐구하는 일"이라며, "헌법소송은 여러 가치가 충돌하는 장면이므로 대립하는 여러 가치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헌법이 요구하는 가치체계가 무엇인지 탐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수집하여 공부하고 사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은 단심으로 끝나고 그 효력은 최종적이고 대세적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법재판의 대상은 정치적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되는 경우에도, 저를 추천한 국회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재판관의 입장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헌법재판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회에 대하여 빚진 자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대하여 빚진 자로서, 오로지 헌법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일로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의 현실보다 국가의 장래를 그려보면서 헌법질서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을 끝맺었다.

국회는 6일 오전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선 의원)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심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같은 날 본회의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