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김혜원/도솔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김혜원/도솔
  • 기사출고 2005.07.04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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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들과 나눈 30년 사랑의 기록
과연 사형은 형벌로서 있어야 할까, 아니면 종신형 등 다른 형벌로 대체돼야 할까.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
사형제 폐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가운데 사형 존폐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법원이나 검찰의 고위직 인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같은 데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가 되었다.

이런 가운데 사형수들과의 30년 만남을 엮은 책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평범한 주부로서 나이 마흔에 교도소 교화위원이 돼 한달에 네번씩 교도소로 사형수들을 찾아 사형수 교화의 길을 걷고 있는 김혜원씨가 최근 펴낸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김씨가 그동안 만났던 여러 사형수중 아홉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형이 집행된 연쇄살인범 김대두씨 등 이름을 대면 알만한 사형수들과의 교도소 담장을 넘나든 사연이 소개돼 있다.

김씨는 책에서 사형수들을 세 부류로 나누고 있다.

첫째는 김대두씨처럼 범죄의 증거가 명백해 현행법상 사형이 분명한 경우.

둘째는 죄에 비해 형이 과중하다는 심증이 가는 경우며, 또하나는 이미 형이 집행됐지만 오휘웅씨처럼 오판에 의한 사형일 개연성이 높은 경우라고 한다.

김씨는 이어 둘째, 세째의 경우는 사형의 남발 내지 오판이기 때문에 사형 폐지를 통해서만 막을 수 있는 국가의 중대한 과실이라고 한다.

또 첫째의 경우라도 후회와 참회의 비탄에 가슴치며 속죄의 삶을 갈망하는 그들에게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영원히 박탈하는 것 역시 비인도적이라고 주장한다.

김대두씨에게서 온 편지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이 책엔 사형수들의 지난 삶에 대한 후회와 슬픔, 새 세상에 눈뜬 기쁨과 감사, 살고 싶은 생에 대한 저마다의 소원이 가득 담겨져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더욱 치열한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우리들이 무심코 살고 있는 하루가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하루라는 점에서 바깥세상의 사형수들인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이 책은 웅변하고 있다.

한 때 사형수이기도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천의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