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발전과 홍보강화
로펌의 발전과 홍보강화
  • 기사출고 2005.05.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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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10여년전 대형 법률회사(로펌) 등을 취재할 때 이들 법률회사엔 홍보 관련 조직이 하나도 없었다.

◇김진원 기자
신문지면에서 로펌에 관한 기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고, 변호사들이 법률회사의 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법률서비스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수십명의 전문변호사가 분야별로 포진, 기업 관련 사건을 주로 처리하며 경제계에서 엄청난 역할을 해내고 있었지만 정작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법률회사의 이런 모습은 기자들에게 취재 의욕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취재 대상이었다.

개인변호사 위주였던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률서비스의 제공 형태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가 이어졌고, 신문에 따라서는 고정면이 생길만큼 로펌에 관한 기사의 비중도 갈수록 높아졌다.

로펌에 한, 두곳씩 홍보를 담당하는 변호사가 배치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법률회사들은 발전을 거듭, 이제는 재야 법조계의 큰 흐름을 형성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10여년 사이에 재야법조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많은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웬만한 로펌엔 1백명 이상의 변호사가 상주하고 있으며, 로펌간 합병을 통한 규모 확대와 법무법인의 신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함께 이들 법률회사의 홍보도 나날이 달라지고 있다.

수동적으로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던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기사화를 요청해 올 정도다.

얼마전 북경사무소를 오픈한 모 법무법인은 북경 현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 주요 언론 매체에 특파원발로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홍보팀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외부의 홍보대행사를 선정해 도움을 받는 로펌들이 늘고 있으며, 언론인 출신 등 전문가가 상주하며 홍보 관련 업무를 챙기는 로펌도 꽤 된다.

로펌이 수행하는 역할이나 위상에 비춰볼 때 로펌의 홍보 강화는 매우 자엽스럽고 또 고무적인 변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로펌으로서 외부에 적극 알려야 할 수요도 적지 않겠지만, 법률서비스의 수요자 입장에서 볼 때 로펌에 관한 기사와 정보는 일반 상품에 관한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하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펌 자체가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규모와 인원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다만, 로펌이 내는 보도자료 등을 보면 아직은 로펌과 로펌변호사의 소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로펌의 프랙티스 과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세세한 내용이나 법률수요자들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고 보이는 전문성의 구체적인 수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려져 있는 게 많기 때문이다.

의뢰인이 가급적 알리고 싶지 않은 분쟁을 맡아 처리하는 법률회사의 업무 속성상 정보의 공개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형 소개에 그칠 게 아니라 더욱 실질적으로 법률수요자의 알권리가 충족되는 방향의 홍보 강화를 기대하고 싶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