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문들 잇따른 관가행…'회전문 관료 문화' 생기나
로펌 고문들 잇따른 관가행…'회전문 관료 문화' 생기나
  • 기사출고 2005.03.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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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호 태평양 고문 경제부총리 거론…경제부처에 많아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 이근경 전남부지사도 로펌 출신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법무법인 등 로펌에 근무하는 고문들의 관가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명호 고문
얼마전부터 경제부처 관료나 금융권 출신 인사들이 기업관련 사건을 많이 다루는 로펌의 고문으로 잇따라 영입된 데 이어 로펌 고문들이 정부 부처 등의 요직으로 진출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펌 등 관련 업계에선 "우리도 미국 등의 경우처럼 로펌에 있다가 정부의 고급 관료로 자리를 옮기는 이른바 '회전문 관료 문화'가 일반화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무관료 출신인 신 고문은 재정경제원 대외담당차관보와 한국주택은행장, 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율산그룹 창업주인 신선호씨의 친형이기도 하다.

이에앞서 얼마전엔 전홍렬 김&장법률사무소 고문이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재무부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한 전 부원장은 김&장 고문이 되기 전 금융감독위원회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재정경제부 차관보,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법무법인 세종에 영입돼 시장경제연구원을 이끌었던 이근경 원장은 9달만인 지난 2월 전라남도 정무부지사가 돼 또다시 관료로 변신했다.

이 전 원장에 앞서 시장경제연구원장을 맡았던 김인호 전 청와대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해 4월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2001년 재정경제부 차관을 끝으로 법무법인 율촌으로 자리를 옮긴 이정재 고문은 2003년 3월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돼 친정으로 되돌아갔다가 지난해 8월 금감원을 떠나 율촌 고문으로 복귀했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와관련, "일종의 싱크탱크에 해당하는 로펌에 그만큼 우수한 인재가 많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로펌의 서비스 수준이 고도화되면서 법률가 이외에 고문 등으로 활약하는 경제전문가 등의 로펌내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서초동의 또다른 변호사는 "로펌들이 대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많은데, 로펌에 일을 맡긴 기업들이 행여 로펌의 이런 배경을 덕보려 하면 안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