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정치성 배제, 변호사단체로서 실용주의 채택"
"이념과 정치성 배제, 변호사단체로서 실용주의 채택"
  • 기사출고 2005.01.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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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회원 135명으로 출범 30~40대 주축,민변 등 기존 단체와 노선 차이 주목
이념과 정치성을 배제한 중립적인 성향의 새 변호사단체가 출범했다.



이석연 · 강훈 변호사가 공동대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은 1월25일 오전 서울 서초동의 변호사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력을 비판, 감시하는 법률 전문가단체로서 명실상부한 기능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이석연, 강훈 변호사등  '시민..


시변은 창립선언문에서 "기존의 변호사단체와 그 관련 인사들이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채 오히려 권력에 앞장서거나 그 속으로 매몰되면서 새로운 기득권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하며, 기존의 변호사단체와는 노선과 활동을 달리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시변은 "기존의 변호사단체가 극도로 민감한 정치, 사회적 현안에 대하여 대다수 변호사들의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이를 편의적으로 왜곡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였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법적 이슈에 대해 대다수 변호사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여과없이 대변하고 필요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변호사단체의 출현이 절실하다는 동료 변호사들의 뜻을 모으게 됐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시변은 "기존의 변호사단체가 이념에 쏠려 체제논쟁에만 몰두하거나 권력화 내지 정치집단화되고 있는 현실을 경계하면서,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며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한다"며, "자유 · 평등 · 행복추구에 기초하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는 한편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우리 사회안에 존재하는 자유의 총량을 늘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민단체 등과 적극 연대…정치세력과는 거리 둘 것"

시변은 또 "뜻을 같이하는 다른 시민단체나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것이지만,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과의 제휴나 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석연 대표는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관련, "시변을 민변에 대한 대항마나 대항세력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주문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시민의 권익 보호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민변과도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변호사단체에 여러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사안에 대해 우리 목소리를 낼 것이며, 민변과 뜻이 배치되면 법리논쟁을 벌이는 등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 대표도 "법조인이 되기 전이지만 민변의 출범을 보고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민변이 권력비판기능을 점점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민변이 변호사단체로서 본래의 기능과 활동으로 돌아온다면 같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또 최근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뉴라이트 운동과 관련," 특정 정치단체나 정치목적과는 관계가 없다"고 거리를 두면서도, "뉴라이트 운동이 표방하는 합리주의나 시장경제 우선 등 시변의 취지와 부합하는 범위내에서 요청이 있으면 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다른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라고 언급,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발기인 55명과 참여 회원 135명으로 출범한 시변은 30~40대의 젊은 변호사들이 주축이며, 연수원 기수로는 14기 이하의 변호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출범식엔 시변 소속 변호사들 이외에도 정귀호 전 대법관, 정재헌 전 대한변협회장, 안동일 변호사, 박영립 변호사, 김갑배 변호사, 하창우 변호사, 배병호 변호사와 31일로 예정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대한변협 추천후보 선거에 출마한 김성기, 천기흥, 배진수, 이준범 변호사 등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시변은 26일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며, 3월초 전체회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활동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