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해'를 기다리며
'인사의 해'를 기다리며
  • 기사출고 2004.12.21 16: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조계의 2005년은 인사가 가장 큰 화두가 되는 해일 것 같다.

내년 9월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을 바꾸는 중차대한 인사가 기다리고 있으며, 새 대법원장의 취임 한달 뒤엔 유지담, 윤재식, 이용우 세명의 대법관의 임기가 끝나게 돼 또 한번의 대법관 인사가 뒤따르게 된다.

◇김진원 기자
이보다 앞서 내년 2월엔 수석대법관인 변재승 대법관의 후임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또 그 한달 뒤인 3월엔 대법원장 지명으로 임명된 김영일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물러난다.

한 해에 새 대법원장의 취임과 4명의 대법관, 1명의 헌재 재판관이 교체되는 인사 풍년의 해가 바로 내년인 셈이다.

2003, 2004년의 김용담, 김영란 대법관 임명을 포함해 참여정부 들어 12명의 대법관중 절반인 6명의 대법관이 바뀌게 되는 결과이며, 사법부는 내년 9월 이후 새 대법원장이 이끌게 된다.

법조계에 바야흐로 인사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고 할까.

벌써부터 서울 서초동엔 대법원장 후임을 놓고 하마평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며, 법원행정처는 변재승 대법관 후임 인선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련의 인사에 대한 궁금증은 특히 '누가 되느냐' 못지않게 인사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을지 모를 참여정부의 대(對) 사법부관(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여정부의 세번째 대법관 인사가 될 변 대법관의 후임 인사에 이전의 두 차례에 걸친 대법관 인사 못지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다.

법원 주변에선 곧 있을 변 대법관의 후임 인사가 참여정부의 대법관 인선 방향을 실질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유력한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기수 존중이냐 서열 파괴냐' '재조냐 재야 출신이냐' 등의 논란도 또다시 증폭되는 느낌이다.

최종영 대법원장이 임기중 마지막으로 제청권을 행사하는 대법관 인사라는 점도 변 대법관 후임 인사를 관전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사법개혁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최 대법원장이 김영일 재판관의 후임 지명과 함께 어떤 카드를 빼 들을 지 후보군에 든 인사들은 물론 법조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참여정부들어 전효숙 당시 서울고법 부장을 헌재 재판관으로 지명, 최초의 여성 헌재 재판관을 탄생시켰으며, 지난해 대법관 인사에선 최초의 여성대법관이 된 김영란 당시 대전고법 부장을 후보로 제청했다.

재야법조계도 재조 못지않은 굵직굵직한 인사가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약 7천명의 변호사를 대표하는 대한변협 회장 선거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으며, 이에앞서 협회장 선거에 추천할 후보 선거를 앞두고 이미 선거전이 시작된 지방변호사회도 없지 않다.

각 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도 내년 1월 이후 잇따라 치러질 전망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내년은 사법개혁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는 해라는 점에서 이를 이끌고 나갈 대법원과 변협의 새 진용 구축은 다른 어느때의 그것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기대를 가지고 을유년 새해를 기다린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