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당파성 타파가 급선무"
"우리 사회의 당파성 타파가 급선무"
  • 기사출고 2004.10.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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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시사프로 진행 마치고 '청소년지킴이'로 되돌아가는 강지원 변호사]
"이제 청소년사업 좀 해야지요."

KBS 1라디오에서 매일 아침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를 진행해 온 강지원 변호사가 본업(?)인 '청소년 지킴이'로 다시 돌아온다.

◇강지원 변호사
지난해 7월 방송을 시작, 1년3개월간 일요일을 빼고 매일 오전 6시25분부터 8시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강 변호사는 뉴스마다 정곡을 찌르는 시원한 분석으로 출근길 시민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10월16일 방송이 마지막 방송이다.

EBS TV의 방송 진행은 지난 8월말 그만두었다.

부인인 김영란 대법관에 대한 부담 생각해 방송 중단

"왜 아쉬운 마음이 없겠어요, 하지만 특히 정치문제를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의 속성상 제가 뉴스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게 김 대법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송을 그만하기로 한 것이죠."

검사 출신으로 초대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강 변호사는 지난 8월 부인인 김영란 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되면서 요즈음은 김 대법관에 대한 외조의 주인공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의 이름 앞에 '김 대법관의 남편'이란 수식어가 으례 붙어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변호사가 얼마전 몸담고 있는 법률사무소 청지의 대표변호사직을 사임하고, 고문으로 한발짝 뒤로 물러선 것도 김 대법관에 대한 외조의 결과임은 물론이다.

앞으로 변호사로서 청소년 보호와 성매매 척결 등을 위한 사회활동에 더욱 열심히 나설 생각이라는 강 변호사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당파성을 타파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방송을 하면서 느낀 일인데, 우리 국민들이 저마다 당파심에 빠져 있어요. 지역당, 세대당, 이념당 등 아주 첨예하게 적대적으로 당파심에 빠져 있습니다. 큰일났습니다."

그는 "똑같은 말인데도 자신의 당파성을 기준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며, "이런 점을 개선하는 사회운동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사프로 진행자의 경우 아무 근거없이 오해받기 십상인데, 김 대법관의 입장 등을 감안해 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은 업주 단속이 근본 취지

1997년 7월부터 2000년 7월까지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의 제정을 주도한 데 이어 얼마전 시행에 들어간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시행 준비에도 관여한 강 변호사는 성매매 단속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빼놓지 않았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의 근본 타겟은 업주들입니다. 그들이 더 이상 시설을 갖추고 성매매 여성을 고용해 이른바 '여자장사'해 돈 버는 것을 막자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큰 성매매 시장을 줄여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냐하는 시각 등도 없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법의 근본 제정 취지는 어디까지나 업주에 대한 단속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업주는 가중처벌하는 대신 강요로 성매매에 나선 여성의 경우 불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72년 행정고시 12회 합격에 이어 4년뒤인 76년 사법시험 18회에 수석합격해 검사가 되었던 강 변호사는 2002년 11월 변호사가 된 후 더욱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송 일을 중단, 사회운동에 더욱 시간을 내게 된 그의 다음번 행보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